소개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뉴저지의 한 도심, 핑크 드레스에 짙은 화장을 한 남자가 수백 마리의 개와 함께 긴급 체포됩니다.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던 그는 정신과 의사에게 15년간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신마저 외면했지만 개들의 사랑으로 구원받은 한 남자의 쇼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집니다.
영화 <도그맨>은 2023 베니스영화제를 통해 8월 31일 최초 공개됐고, 9월 27일 프랑스에서 개봉한 이후 2023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공개됐습니다. 영화 <도그맨>의 연출과 각본은 <레옹>, <그랑블루>의 뤽 베송 감독이 맡았고 주인공 더글라스(도그맨) 역은 <쓰리 빌보드>의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맡았습니다. 그를 상담하며 심리를 끄집어내는 정신과 의사 에블린 역은 <패스트 라이브즈>의 '조조 T. 깁스'가 맡았습니다. 그 외에 크리스토퍼 덴햄, 마리사 베렌슨, 마이클 가르자 배우가 출연해 극의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줄거리
더그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6번가 세탁소 주인인 '마사'가 갱단에게 보호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빼앗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더그는 보스인 '엘 베르두고'에게 개들을 보내 경고를 한다.
오랜 기간 사육장에 방치된 더그는 새끼를 낳은 개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형 '리치'는 아버지에게 고자질을 합니다. 제발 그러지 말라며 부탁하지만 형은 또다시 그를 배신합니다. 새끼를 죽이기 위해 총을 가져온 아버지를 보고 더그는 짐승처럼 울부짖고 고함을 칩니다. 첫 번째 '맹수의 포효' 장면입니다.
더그는 개 '모비'에게 경찰차가 그려진 잡지를 보여준 후 손가락이 담긴 봉투를 건네며 경찰을 찾아가라고 합니다. 결국 경찰에게 구조되지만 아버지가 쏜 총탄이 척추에 박혀 보조 장치 없이 걸을 수 없게 됩니다.
더그가 사랑했던 그녀 '샐마'. 보육원 시절 연극 교사였던 샐마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를 통해 셰익스피어와 연극을 알게 되고 이후 그의 삶의 일부인 변장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행복했던 순간도 잠시 샐마는 보육원을 떠나게 됩니다. 더그는 그녀를 잊지 않고 그녀와 관련된 기사들을 스크랩합니다. 브로드웨이의 배우가 된 샐마를 찾아간 더그는 그간 모아 둔 스크랩북을 전달하며 사랑을 고백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미 샐마에게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한순간에 자신의 사랑이 박살 난 더그는 배신감에 휩싸여 폭발하게 됩니다. 이는 두 번째 '맹수의 포효'장면입니다. 자신에게 동정 이외에 다른 감정이 없었다며 분노를 표출합니다. 그런 그를 개들이 곁에서 위로합니다. 개들은 자신을 위해 어떠한 가식 없이 사랑만 주는 존재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됩니다.
유기견 보호 센터를 운영 중이던 더그는 예산 문제로 이곳이 곧 철거될 것임을 통보받게 됩니다. 사람들은 개들이 다른 유기견 보호소로 이동될 것이라 말하지만 더그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고 개들과 함께 홀연히 사라집니다.
더그는 일자리를 구하러 간 곳에서 우연히 드랙쇼를 보게 되고 드디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됩니다.
이 무대 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기에 유기견 입양이나 보호 명목으로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수백 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아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더그는 개를 이용한 도둑질을 하게 됩니다. '부자분배'라는 이름으로 부자들만 골라 고가의 귀금속과 물건들을 훔치기 시작하나 이 일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 보험 청구 조정인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개들을 이용한 범죄임을 알게 되고 더그의 집까지 찾아갑니다. 더그가 장애인이니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 때문에 개들에게 물어 뜯겨 죽게 됩니다.
더그와 에블린의 대화에서도 계속 신이 등장합니다. 신이 나에게 내린 불행이니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합리화 시키는 더그를 보며 에블린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자유 의지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반박합니다. 더그의 말에 현혹되는 순간 에블린이 우리의 멱살을 잡아끌어올립니다.
마릴린 먼로가 연상되는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의 더그는 신께서 보내신 종말의 천사와 마지막 전쟁을 하게 됩니다. 총으로 무장한 갱단은 더그의 영역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하이라이트
프랑스 샹송인 에디트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아니요,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가 울려 퍼진다. 개들의 도움으로 유치장에서 탈출한 더그는 경찰서 앞 교회로 향합니다. 휠체어에서 벗어나 한 발 한 발 힘겹게 발을 내딛습니다. "당신을 위해 있나이다."라는 말과 함께 세 번째 '맹수의 포효'를 합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것처럼 더그와 교회 십자가 그림자가 서로 겹쳐져 똑같은 모습을 연출합니다. 예수의 곁으로 백성들이 달려오듯 바닥에 쓰러진 더그 주위로 수백 마리의 개들이 둘러쌉니다. "그에게 얼마나 큰 불행이 있었기에 신은 이토록 많은 개들을 보내야만 했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연출은 다시 봐도 기가 막힙니다.
'더글러스 먼로우'역을 맡은 케일럽 랜드리 존스 배우. 미친 자다. 영화는 유독 클로즈업 샷이 많았는데 우리는 배우의 눈에 초점이 맞춰져 전달되는 감정과 표정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케일럽 랜드리는 슬픔과 광기가 공존하는 눈동자로 연기하는 장면마다 디테일한 표정 변화와 미세한 입술 떨림까지 미친 연기력을 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