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는 빌리 와일더 감독의 1960년 작품입니다. 영화는 바람을 피우는 회사의 간부들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빌려주는 보험회사 직원 백스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한 코미디물로 전성기 빌리 와일더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는 아카데미상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비롯해 5개 부문을 석권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1968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프라미스, 프라미스〉(Promises, Promises)로 개작되기도 했습니다. 닐 사이먼이 대본을 쓰고 할 데이비드가 작사, 버트 바카락이 작곡한 뮤지컬 〈프라미스, 프라미스〉는 1968년 12월 초연돼 1972년 1월까지 이어지면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줄거리
버드(잭 레몬)는 소심하지만 성실하고 착한 뉴욕의 종합보험회사 직원입니다. 독신인 그는 시내에 조용한 아파트를 얻어서 살고 있는데, 본의 아니게 회사 임원들을 상대로 그 아파트를 빌려주게 됩니다. 그로 인해 생활에 피해가 많지만, 원래 소심한 성격에다가 상대가 모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 회유와 협박에 번번히 집을 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그는 엘리베이터 걸인 프랜(셜리 매클레인)에게 은근히 마음을 두고 있고, 프랜도 그에게 상당히 호의적입니다. 아파트를 빌리는 임원들의 도움으로 그는 승진 후보에 오르고, 인사권자인 쉘드레이크 전무를 만나는데, 뜻밖에도 쉘드레이크 전무는 그의 비밀을 다 알고 있었고, 전무는 그것을 약점으로 잡아서 자기도 버드의 방을 빌립니다. 버드는 방을 빌려주는 대가로 받은 뮤지컬 티켓으로 프랜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지만 바람만 맞고 맙니다. 회사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프랜과 화해할 기회가 생겼지만, 우연히 쉘드레이크가 자기 아파트로 데려오는 여자가 프랜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다시 그녀로부터 멀어집니다. 그런데 쉘드레이크의 변심으로 상심한 프랜이 크리스마스이브에 버드의 아파트에서 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하는데, 마침 버드가 들어와서 생명을 구해줍니다. 이 일로 버드는 온갖 오해와 질시를 받지만, 쉘드레이크와 프랜을 위해서 자기 혼자 모든 모욕을 참으며, 그 와중에 자기가 진정으로 프랜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요 등장인물
C. C. 백스터(잭 레먼) : 큰 보험회사의 직원으로 성실하고 착합니다. 아파트를 빌려준 대가로 고속으로 승진하지만 백스터는 과감히 직장을 때려치웁니다. 프랜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녀에게 고백하려고 하지만 제프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의 진심을 깨달은 프랜과 사랑을 이룹니다.
프랜 큐블릭(셜리 매클레인) : 보험회사의 엘리베이터 걸로 제프의 유혹에 빠져 그와 사귀지만 곧 헤어집니다. 하지만 아내와 이혼하겠다는 제프의 말을 믿고 다시 그와 교제하지만 곧 제프의 여성 편력에 대해 알게 됩니다. 백스터의 아파트에서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하지만 때마침 집에 들어온 백스터가 그녀를 살립니다. 이혼소송 중인 제프와 연말을 보내다가 백스터가 직장을 그만뒀다는 제프의 말을 듣습니다. 그녀는 백스터의 진심을 알게 되고 그를 향해 달려갑니다.
제프 셸드레이크(프레드 맥머레이) : 보험회사 중역. 부인과 두 아이를 둔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자신의 비서를 비롯해 회사의 여러 여직원과 바람을 피운다. 프랜이 자살 기도를 하자 백스터에게 뒤처리를 다 맡기고 자신은 뒤로 빠진다. 결국 부인과 이혼소송을 하게 되지만 자유롭게 살 꿈에 부풀어 있는 남자다.
드레이퍼스(잭 크루첸) : 백스터 옆집에 사는 의사. 백스터의 집에서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한 프랜을 살려냅니다. 백스터가 여성 편력이 강한 남자인 줄 알고 질타도 하고 훈계도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의사입니다.
올슨(에디 애덤스) : 제프의 비서. 한때 제프의 유혹에 넘어가 교제를 했지만 헤어진 뒤 그의 전화를 몰래 엿들으며 그가 만나는 여자들을 다 파악합니다. 그리고 프랜에게 제프의 여성 편력을 얘기합니다. 이후 그 사실을 알게 된 제프가 그녀를 해고하자 제프의 부인에게 사실을 얘기합니다. 결국 제프는 집에서 쫓겨나고 이혼소송을 하게 됩니다.
후기
영화에서 카드놀이는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프랜과 백스터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소재로 작용합니다.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한 프랜은 백스터와 닥터 드레이퍼스의 응급조치로 겨우 목숨을 건집니다. 그리고 백스터는 얼마 동안은 잠을 자게 하지 말라는 드레이퍼스의 말을 따라 자려는 프랜을 깨우기 위해 그녀와 카드놀이를 합니다. 하지만 당시 아직 침대에 누워 있었고 몸이 회복되지 않았던 프랜에게 카드놀이는 별 흥미가 없었습니다. 이후 안정을 취한 프랜은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됐고 백스터는 저녁을 준비합니다. 이 대사는 그러고 나서 백스터가 프랜에게 얘기하는 장면에서 나온다. 프랜은 이제 백스터와의 카드놀이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이후 회사에서 백스터는 농담조로 카드놀이를 프랜에게 언급합니다. 프랜은 카드놀이를 다시 상기하게 되고 영화의 마지막, 둘은 웃으며 카드놀이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