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파묘 뜻을 살펴보면,묘를 이장하거나 화장하기 위해 기존에 있는 무덤을 파는것을 뜻합니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것은 풍수로 1장부터 총 6장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영화속 든든한 기둥이 되는 최민식을 시작으로 김고은와 이도현의 캐미, 그리고 팽팽한 긴장감의 분위기속에 한번씩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유해진의 역할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수 없게끔 만든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고, 무속신앙을 중심으로 다루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이야기까지 짜임새있게 이어져서 영화를 보는 재미까지 더해줍니다.
영화 <파묘>는 산것과 죽은것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고 끊어진 것은 다시 어어진다는 음양오행의 조화가 담긴 결말로 마무리 되는 영화입니다. 역사속에서 보았던 쇠말뚝은 영화의 핵심 소재로 등장합니다. 일본이 조선의 정기를 끊기 위해 풍수지리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내용을 스크린으로 끌고왔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적인 귀신과는 다른 일본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는 귀신이 등장해 새로움을 느낄수 있습니다.
친일파로 땅을 얻고 부를 축척한 의뢰인의 집안. 그리고 우리나라 민족의 정기를 끊기위해 호랑이 허리(우리나라 지도)에 해당되는 장소에 쇠말뚝을 박고 이를 지키기 위해 험한것을 둔 일본.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인물들의 앙상블을 보는것만으로도 긴장되고 쫄깃해집니다.
줄거리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궁전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박지용. 부동산 거부 집안의 장손으로 조상 대대로 넘치는 풍족을 누려 왔지만 힘들게 얻은 아이가 고통스런 울음을 그치지 않아 고민이 깊습니다. 의학으로 치료되지 않는 아들의 병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용하다는 무속인을 불렀지만 가족들조차 그 의심은 거두지 못하고 있을 때, 아이를 본 화림의 입에서 나온 말에 의뢰인은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아버지도,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큰형도, 장손이 된 본인도 겪고 있는 귓가의 울음 소리를 처음 본 젊은 무속인이 단박에 알아차렸으니 이제 의심이고 뭐고 간절히 매달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제발 제 자식을 살려 주세요"
박지용의 집안 장손들에게 악재가 계속되는 이유는 조상의 묫자리를 잘못 써 '묫바람'든 것이었습니다.
화림은 한국의 일 잘하는 장의사 고영근과 땅을 찾는 풍수사 김상덕을 찾아 의뢰인의 할아버지 파묘를 계획하지만 악지 중에 악지에 있는 묘를 본 기상덕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런데는 절대 사람이 누워있을 자리가 아니야, 악지중에 악지란 말이다"
하지만 의뢰인의 파묘에 걸린 돈은 자그만치 5억. 자식을 살려달라는 지용의 말에 유학가있는 딸이 생각나 풍수사 김상덕은 파묘를 수락하고, 묘에 얽힌 나쁜 기운을 누르기 위해 무속인 이화림과 제자 윤봉길은 대살굿을 벌이며 박지용 할아버지의 파묘를 시작합니다. 이름없는 묘비의 허름한 묘에서 무사히 관을 꺼내는 데 성공은 했으나,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인해 화장을 하지 못했고, 그 날 밤부터 의뢰인 박지용의 할아버지의 혼령이 나타납니다.
파묘를 한 인부, 미국에 있는 박지용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박지용 본인부터 신생아인 아들에게 까지 나타나 해를 끼치며 겉잡을 수 없는 재앙이 시작된 상황. 결국 파묘를 의뢰한 지용까지 죽어버리자 네 사람은 일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모입니다. 부동산 부자 박지용은 나라 팔아먹은 악명높은 친일파 집안으로 일본 풍수사의 권유를 받아 대한민국 백두대간 허리에 위치한 산에 안장되어 있었습니다. 무사히 할아버지의 관을 화장시켜 모든 재앙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 후에도 계속되는 불길한 일들에 풍수사 상덕은 다시 한번 묫자리를 찾습니다. 거기서 발견된 또 하나의 관. 세로로 세워진 거대한 관엔 무려 만명의 목을 베어 정령이 된 일본 무사 오니의 관이 있었고, 그 관을 꺼내 화장하려 했으나 오히려 잠든 귀신을 깨운 꼴이 되어 화림의 제자 봉길이 화를 당합니다.
이제는 봉길을 살리기 위해 일본 정령을 없애야 하는 세 사람. 화림이 물고기 은어로 일본 무사 정령을 불러낸 사이 장의사 영근과 풍수사 상덕이 묫자리에서 숨겨진 '호랑이의 허리를 끊은 여우'인 쇠말뚝을 찾습니다. 아무리 땅을 파도 쇠말뚝이 나오지 않자 상덕은 일본 귀신의 몸 속에 쇠말뚝을 박아 매장해 놓은 것을 눈치챕니다. 쇠의 음양오행 상극은 나무, 젖은 나무는 쇠보다 질깁니다. 보국사 창고에서 가지고 온 나무에 자신의 피를 묻히며 오니와 맞서 싸운 상덕은 결국 승리하고 네 사람은 무사히 살아남습니다. 마지만 장면에서는 상덕의 딸 결혼식이 나옵니다. 주인공들의 얼굴을 차례차례 비춘 후 영화는 끝이납니다.
후기
대한민국 땅좋은 산은 다 찾아 다니며 촬영한 것 같은 파묘, 그 중에서 가장 주요한 무대가 되는 곳은 부산 기장도 예촌의 700평 오픈 세트장이라고 합니다. 제작비는 140억원, 손익분기점은 관객 330만명 이라고 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실제 독립운동가들에게서 따왔으며 이들이 타는 차 번호 또한 '0301, '0815'등 의미있는 숫자를 썼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기전에는 스포가 없어서 공개된 예고편만 보고 엄청 무서울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영화는 엄청 무서운 공포영화가 아니라 무당, 풍수사, 장의사가 각자의 전문 지식과 함께 세밀한 강약 조절과 단조로운 서사 속에서도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수 없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공포영화를 못보시는 분도 보실수 있을것 같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한 기괴한 이야기까지 스크린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