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배경
영화는 파티마의 성모 발현의 체험자인 루치아 수녀(소냐 브라가)를 만나 그녀에 대한 책을 저술한 교수(하비 케이틀)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서 루치아 수녀의 과거 어린 시절의 체험을 전해듣는 형식입니다.
파티마 하면 가톨릭에서 성모 발현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가톨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성모 발현지는 그리 많지 않은데 공인된 기록중에서는 19세기 프랑스에서의 발현이 몇 차례 있었고, 유명한 베르나데트 성녀의 루르드 성지 등 몇 곳입니다. 20세기 들어서는 1917년 포르투갈의 파티마 성모발현이 많이 알려진 곳이고 이 이야기는 1952년에 영화화 되었습니다. 이후 90년대에 다시 만들어지기도 했고, 올해 2020년에도 영화화 되어 최근 개봉했습니다.
성모발현 영화로 많이 알려진 작품이 제니퍼 존스라는 유명 배우가 출연한 '성처녀(The Song of Bernadette, 43)' 인데 이 영화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제법 유명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루르드 성지를 있게 한 베르나데트 수녀의 이야기였는데 18세기가 배경이라서 사실 까마득한 옛날같은 느낌입니다. 반면 파티마의 기적은 20세기인 1917년, 사진, 영화, 자동차, 비행기가 있던 시기라서 기록된 역사적 사실로 가능한 시대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물론 벌써 103년 전이라서 사실상 오랜 옛날이지만, 20세기가 상징하는 특별함(인류 문명의 급진적 발달) 때문에 현대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 파티마에서 벌어진 기적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2. 줄거리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인 파티마에 사는 세 아이가 보입니다. 세아이는 루시아 산투스, 프란스시코 마르투, 자신타 마르투입니다. 아이들은 목동을 하며 살았는데, 어느 날 곧 성모 마리아가 현실할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게 되었고, 정말로 그날이 되자 하늘에서 믿기 힘든 놀라운 광경을 보이며 한 줄기 빛이 비쳤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정말로 성모 마리아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 체험을 부모에게 이야기하지만 그들의 부모는 이 사실을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짓말을 한다고 꾸중을 듣지요. 그렇지만 그 세명은 성모의 말씀대로 매월 13일에 그곳에 가서 기도를 하고 그때마다 성모 발현을 경험하지요. 이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고 이 사실에 솔깃해 하는 여러 신자들이 각지에서 찾아오고 그들은 루치아를 기적의 소녀로 추앙하여 성모님께 빌어달라는 여러가지 요구사항을 이야기합니다. 사고로 다리가 불구가 된 아들을 걷게 해달라는 요구를 비롯해서 이런 부작용들을 우려해서 루치아의 엄마는 딸에게 이런 거짓말을 멈추라고 화를 내고, 교구신부까지 나서서 루치아를 추궁하지만 루치아와 프란치스코, 히야친다 등 세 어린이는 자신들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굽히지 않습니다.
소문은 더 크게 확산되고 주교까지 나서서 세 어린이들에게 진실여부를 강력히 추궁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성모발현이 진실이라고 주장합니다. 성모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매달 13일에 나타날 것을 약속했고,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한 죄인들이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할 것도 바랬습니다. 그 후에도 성모 마리아는 정말로 매달 13일에 나타났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실제로 보고 싶어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곳을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방 행정관은 포르투갈을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고 생각하고는 아이들을 잡아다가 심문했고, 심지어 처참히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가 묻는대로 예언 내용을 말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 후 다시 성모 마리아를 만난 아이들은 사람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보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그러마하고, 1917년 10월 13일, 태양의 기적을 보였습니다. 이것이 또 소문나며 7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그 중에는 기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날 하늘의 해는 과학적 궤도를 무시하고 움직였으며, 사람들은 직접 눈으로 기적을 보자 회개하기도 했습니다.
매월 13일 각지에서 모여든 신자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결국 10월 13일 수만명이 모인 가운데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성모의 기적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타는 기다림속에 루치아의 기도는 이어지고, 갑자기 비가 멈추고 날씨가 활짝 개더니 구름 사이로 거대한 태양이 내려오면서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신비한 빛의 체험을 경험합니다.
이른바 '태양의 기적'이라고 불리우는 1917년 파티마에서 벌어진 성모의 기적, 영화는 이날의 기적이 보여지면서 끝납니다. 어린 루치아가 성모의 기적을 체험하면서 겪는 여러가지 고난과 어려움, 그리고 그런 주변의 기대 혹은 괴롭힘을 꿋꿋이 극복하고 인내하며 계속해서 매월 13일 성모발현을 겪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이후 2년뒤인 1919년 같이 성모발현을 경험한 두 아이, 프란치스코와 히야친다는 스페인 독감에 걸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화에서는 1917년 발현때 등장한 성모 마리아가 '이 둘은 내가 먼저 데려가겠다. 하지만 너는 좀 더 남아서 할 일을 해야 한다'라고 루치아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암시됩니다. 그리고 이 파티마의 기적은 후에 정식으로 교황청에서 성모 발현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고, 파티마에는 거대한 기념 성당이 세워졌습니다.
3.총평
영화 파티마의 기적에 나오는 줄거리는 실화이며, 1917년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이 기적은 교황청에서도 실제 기적이었음을 인정하고 있을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신빙성 여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전해오는 내용을 보면 그 자리에 모였던 수만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중 상당수가 그날의 '이상현상(날씨와 태양)'에 대해서 비교적 일치하는 증언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저런 기적의 체험을 주장하는 예시는 참 많았지만 그걸 교황청에서 공식 인정한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파티마의 경우는 보기 드물게 인정된 경우인데 신부, 주교까지 나서서 집요하게 세 아이들에게 진실여부를 여러차례 추궁했지만 세 명 모두 일관되게 성모발현 체험을 계속 주장했고, 결국 공인되게 된 것입니다. 이 체험을 직접 겪은 루치아는 다른 두 아이들과는 달리 오래 장수했고, 어른이 되어 수녀가 되어 오래도록 수도자로서 생을 바쳤습니다. 루치사 수녀는 21세기인 2005년 까지 생존했고, 97세로 세상을 떠났으니 꽤 장수한 셈입니다. 수녀가 되어서 수도자로 살면서도 종종 성모의 발현을 더 체험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루치사 수녀를 직접 만난 가톨릭 관계자들이 꽤 많이 생존해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 가톨릭 출판사에서 이 루치아 수녀의 회고록이 출판되기도 했습니다.